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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구도심 근대건축물 보전 대책 마련해야

광주 구도심 근대건축물 보전 대책 마련해야

 

광주는 도시의 역사가 짧아 아쉽게도 눈길을 끌만한 근대 건축물이 매우 빈약하다. 그나마 근대시기에 건립된 수많은 건축물들 역시 도시확장과 재개발·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구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고 상권을 살린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사업지구내 기존 건물이나 시설을 완전 철거 후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그 곳에 오랜 시간 형성된 역사와 문화 자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옛 광주여고는 1923년 개교한 유서깊은 건물이고, 옛 조흥은행은 1943년 건립된 호남권 최초의 민족은행으로 호남은행의 맥을 이어온 건물임에도 역사적 가치에 대한 고려가 없이 헐리는 등 대한제국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미군정에 이르기까지 근대문화의 역사가 담겨있는 유산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남광주역 일대 학동·방림동은 해방이후 광주시가지 형성 초기에 조성된 오래된 동네로 숱한 애환과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나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선 채 옛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사업 주체가 사업성에 치중한 나머지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이나 골목길 등 ‘생활유산’을 보존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걸림돌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회 이홍일(민주·동구1) 의원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역사와 전통을 무시한 채 구도심 재생의 핵심자원이 될 근대건축물들이 줄줄이 헐리고 있다”며 근대건축물 보존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근대 건축물의 문화재 등록시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사유재산으로 법적 규제가 없어 애로사항이 있다고는 하나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완을 위해 사업지구 허용용적률을 높여주거나 기념관 설치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도 사업 지구내에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이나 골목길 등 ‘생활유산’을 보존하는 도시재생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광주시는 지금이라도 실태조사를 실시해 관광자원으로 보존 가치가 크고, 교육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근대건축물들을 선별해 보호·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