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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근대문화유산 ‘역사의 눈’으로 응시해야

목포 근대문화유산 ‘역사의 눈’으로 응시해야

 

손혜원 의원의 투기의혹 논란으로 목포 근대문화유산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손 의원은 목포 근대역사거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사전정보를 입수해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건물 수십 채를 매입,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을 살리려는 노력이었을 뿐 투기는 결코 아니다며 결백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손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 정치권에서는 연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지역사회에서는 찬반의견이 엇갈리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근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문제와 지역구 박지원 의원과의 대립각이 맞물려 들썩이고 있다. 이처럼 목포 근대문화공간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난 주말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등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한 것이지만 그동안 침체돼 있던 목포 근대문화유산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목포 근대역사거리는 일제 36년의 한과 아픔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도 동양척식(현 근대역사문화관), 화신백화점(김영자 화실), 갑자옥(현 모자점) 등 당시 건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또한 유달산의 한 지류인 일명 ‘러시아산’ 아래 눌러앉은 유곽들은 술과 기생, 가무가 어우러져 밤마다 사쿠라꽃이 피어났었다.
그리고 이곳은 60,70년대 최하림, 김현 등 걸출한 문인들이 교유하며 문학과 예술담론을 꽃피우던 예향목포의 자양분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유달산 기슭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산·온금지구는 옛 조선내화 공장건물이 째보선창으로부터 산비탈쪽으로 길게 뻗어있다. 조선내화 공장 뒷편 주택들은 공장직원의 사택이거나 어부들의 살림집이었다.
투기의혹으로 촉발된 목포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정치공방 프레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70여년간 방치된 어두운 기억을 역사인식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민족정기 회복의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대역사거리 일대를 국가가 전부 매입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