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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까지 불법·혼탁으로 얼룩지다니

조합장 선거까지 불법·혼탁으로 얼룩지다니

 

오는 3월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열기가 뜨겁다. 이번 조합장 선거에서 광주에서는 농협 16곳, 수협 1곳, 산림조합 1곳 등 모두 18개 조합장, 전남에서는 농협 144곳, 수협 19곳, 산림조합 21곳 등 모두 184곳의 조합장을 뽑는다.
그러나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중앙선관위 관리하에 실시되는 선거이지만 제1회 때와 마찬가지로 불법·혼탁·과열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광산구 모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 A씨는 조합원의 자택 등을 방문해 조합원 등 4명에게 현금 20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광주지검에 고발됐다. 시선관위는 A씨가 5만원권을 10장씩 말아 고무줄로 묶은 후 악수하며 건네는 방법으로 현금을 제공했다며 이같은 장면이 포착된 CCTV 영상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또 남구 모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 B씨는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조합원 3명에게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광주지검에 고발당했다. 조직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출자금을 대납한 사례도 처음 적발됐다.
전남도선관위는 지난해 지역별 모집책을 둬 조직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그 과정에서 13명의 선거인에게 각각 7-10만원씩 총 127만원의 출자금을 대납하며 본인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한 혐의로 모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 C씨와 C씨를 위해 조합원의 출자금을 대신 제공한 혐의로 D씨를 지난달 30일 광주지검순천지청에 고발했다.
표를 얻기 위해 돈이 오가고 불법·혼탁으로 얼룩지는 양상이 마치 정치권 선거와 닮은꼴이다. 조합장 선거마저 금품이 난무해서야 되겠는가.
조합장 선거가 ‘돈선거’로 흐르는 데는 한정된 공간과 특정된 유권자들에 의해 치러지는 특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또한 현 조합장이 가진 권한에 비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지 않은 지 살펴볼 일이다. 이번 기회에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 운동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고, 제도적 개선을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
예비후보자제도 신설, 배우자의 선거운동과 정책토론회 허용 등 보완책을 마련해 투명한 조합장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