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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산들길을 ‘광주의 올레길’로 만들자

빛고을산들길을 ‘광주의 올레길’로 만들자

 

제주 올레길이 개장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이후 각 지역마다 둘레길이 만들어져 걷기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 길까지 이어주는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라고 한다. 언론인 출신 서명숙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나서 구상한 제주 올레는 2007년 9월 시흥광치기 1코스를 시작해 최근 김녕에서 하도로 이어지는 20코스가 개장했다.
제주를 대표하는 바다와 포구, 해안 절벽, 오름, 마을 등이 이어진 길에는 유배의 흔적, 일제강점기와 4․3 사건 등 슬픈 제주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광주에는 지난 2009년 무등산 옛길이 단장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등산 옛길은 화순과 담양 등 무등산 자락에 인접한 마을사람들이 광주를 오가면서 이용했던 길로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담고 있어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이와 함께 2015년 조성된 ‘빛고을 산들길(81.5㎞)’이 또 하나의 둘레길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 북구 용산교에서 출발해 삼각산, 도동고개(1구간)를 거쳐 잣고개, 동구 장원봉, 동적골(2구간), 남구 진월교차로, 서구 금당산, 풍암저수지(3구간)을 지난다. 이어 만귀정과 서청교 광산구 평동저수지(4구간)을 지나 복룡산길, 황룡강, 임곡역(5구간), 진곡, 하남산단을 거쳐 다시 용산교(6구간)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구성 돼 있다.
광주시계를 따라 환상형으로 연결된 산들길은 광주의 생생한 역사와 문화 생태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가히 ‘감춰진 뒷마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홍보가 미흡한데다 교통편이 불편하고 콘텐츠가 빈약해 제주 올레처럼 완결된 둘레길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지난 해 4월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의 주도로 (사)빛고을산들길사랑모임이 발족돼 매월 셋째주 토요일 걷기행사를 갖고 있다. 지난 2월16일에는 4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 6구간(임곡역-용전, 7.5㎞)을 걸었다. 빛고을산들길이 제주의 올레처럼 명품길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구간마다 역사와 문화, 생태 자원을 콘텐츠화하는 스토리 발굴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장소(길)와 결합해 ‘지붕없는 박물관’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