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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그리움을 향해 몸을 누인다 강물은 그리움을 향해 몸을 누인다 미디어사업국장 강물도 탯자리가 있다 화해와 용서의 물길을 열자 입력날짜 : 2013. 12.24. 00:00 어느 덧 계사년 한해도 꼬리만 남겨두고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감회가 가슴속에 저절로 솟구치는 때이기도 하다. 한 해가 저물고 또 다른 한 해가 잉태..
강물은 그리움을 향해 몸을 누인다 강물은 그리움을 향해 몸을 누인다 강물이 말없이 흘렀던 것은 아니다 삼백리 남도길을 그냥 내달렸던 것은 아니다 담양 추월산에서 목포 하구언까지 굽이굽이 땀방울이 맺히고 피눈물이 고이고 진양조 여울장단이 아프게 아프게 스며든 목매임의 속울음이 흐른 것이다 새벽 물안개가 ..
지방대학, 다시 깃발을 높이 들어라 지방대학, 다시 깃발을 높이 들어라 입력날짜 : 2013. 12.10. 00:00 미디어사업국장 입시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지방대학은 대목장의 뒤끝처럼 한산하다.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원자들이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몰려든 탓이다. 대학서열화가 빚어낸 양극화 현상이 해마다 되풀이 되..
눈 덮인 세상 눈 덮인 세상, 사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어둠은 불빛 하나로 통하고 별들이 더 가까이 서로를 손짓하고 아베마리아 성당에 눈이 내린다 눈 오는 저녁 뭉크의 그림처럼 침묵이 너를 기다리고 순례의 길에서 돌아온 바람이 잠 못드는 나의 기도를 엿들으러 스테인드 글라스에 귀를 댄다 ..
가을산 가을산 허물을 벗어버린 여름의 산등성이 너머로 붉은 혀들이 날름거리는 숲이 깊은 골짜기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무덤들이 둥둥 떠다니고 묘비에는 지워지지 않는 이름들이 흉터처럼 남아 이승의 사연을 상형문자에 감추고 있다 지상의 축제가 끝난 침묵의 시간 감나무 가지 끝 허공은 ..
점집이 붐비는 이유 요즘 점집이나 철학관이 불난 호떡집처럼 붐빈다고 한다. 입시철에다 내년 6·4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지 혹은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애간장이 타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오늘날과 같은 최첨단 정보화시대에 미신으로 치부되는 이런 업종이 호황을 누린다는 ..
겨울이 오기 전 동토를 떠나리라 한민족의 숨결이 흐르는 바이칼호의 아침을 맞으러 겨울이 오기 전 동토를 떠나리라 이 비좁은 방에서 무릎을 굽혔던 책상에서 일어나 등뒤의 창(窓)을 향하리라 26년 써온 일기를 꺼내 묵은 활자의 주술을 풀고 비로소 누군가에게 편지 한통을 보내리라 그 편지가 수신인에게 닿기 전 나..
문화수도, 감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문화수도, 감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입력날짜 : 2013. 11.12. 00:00 ‘금남로는 사랑이었다/ 내가 노래와 평화에/ 눈을 뜬 봄날의 언덕이었다’. 이 싯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5·18 아카이브가 들어설 옛 가톨릭센터 건물에 내걸린 김준태 시인의 시 한 구절이다. 이 짧은 시 한 줄이 80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