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338) 썸네일형 리스트형 벚꽃 벚꽃 나무는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봄 날 벚꽃을 보라 겨우내 눈을 감고 있다가 그대 오는 길목에 서서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눈빛 가슴에 묻어둔 화농자국 나풀나풀 빛나거니 그래서 사람은 별이 된다. 봄을 부르는 비 봄을 부르는 비 겨울 끝자락에 싫지만은 않은 불청객이 남도의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다 회색빛 계절에 외로이 선 나무들 사이로 투명한 물방울의 향연, 겨울비가 내린다 봄은 아직 저만치 있지만 겨우내 감금당한 대지를 파고드는 여린 숨결이 도시 모퉁이를 돌아 그렇게 유령처럼 비.. 농촌여성신문에 소개된 자작시 '묵은김치' 묵은 김치■ 마음으로 읽는 시-박준수 농촌여성신문 | webmaster@rwn.co.kr승인 2016.02.12 09:39:37 ‘마음으로 읽는 시’에서 소개하는 시들은 수도권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게시돼 있었거나 지금도 게시된 작품들로, 쉬운 단어와 표현으로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좋은 문장들이다. 특히나 농촌여.. 천년도읍 나주(羅州)에 와서 천년도읍 나주(羅州)에 와서 어쩔거나, 영산강은 말없이 흐르는데 천년도읍은 폐허만 남아 겨울 잔설에 묻혀있는데 목사가 위엄을 부리던 툇마루에 긴 해 그림자 서성거리고 내아에 홀로선 은행나무 천년세월에 검게 그을려 애타는 마음은 하늘마저 희뿌옇네 어쩔거나, 바람은 객사, 향.. 신문배달 신문배달 동이 트기 전 조간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새벽의 툰드라 지대 세상의 소문들이 이끼처럼 잠든 달동네 골목길을 달린다 해가 뜨면 어제밤 일들이 탄로날까봐 잉크냄새 뒤집어 쓴 활자들이 이 집 저 집 대문마다 숨어든다 세상은 늘 위태로운 음모가 감춰져 있다는 걸 안다는 듯 바.. 푸른길 주점에 앉아 푸른길 주점에 앉아 기적소리 끊긴 철로변 푸른길 소복이 눈이 내리고 오막살이집이었던 주점 간이역마다 불빛이 아득히 번진다 초저녁부터 벌겋게 취한 난로 내 뺨에 아롱지는 취기 귓전을 스치우는 세상사의 애환 불콰해진 사연들이 담배연기따라 피어오른다 술을 또 한병 시켜서 서.. 겨울나무 겨울나무 무성한 기억을 떨구면 넓어지는 들판 비탈에 선 채로 가을과 작별하고 가장 진실한 마음으로 칼바람 끝에 한 줄의 연서(戀書)를 쓰노라.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진월동 술집들이 불을 밝히네 어느 겨울 흐린 날 '술마시는 날' 술집을 찾아 헤매다 기억 희미한 추억의 발자국을 따라 오래도록 길을 걸었네 눈도 오지 않고 산타도 오지 않는 가난한 도시의 교회 뒷골목을 따라 담벼락 밑으로 바람이 쌓아둔 은행잎들이 차곡차곡 자동차 불빛에 노오란 ..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