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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다리를 지나며 공원 다리를 건너며 강 건너 공원다리를 지나오다 강바람에 젖은 날개를 햇살에 쬐고 있는 비둘기 몇 마리를 보았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으로 신성한 충혼탑 광장에서 화려한 군무를 펼치던 그들이 언젠가부터 외진 다리 아래에서 노숙자가 되어 먹이를 찾고 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백..
아버지의 안경 아버지의 안경 당신이 고요한 세상으로 작별한 후 홀로이 남은 낡은 유품 하나 눈감은 당신을 대신해 뜬 눈으로 어슴한 이승을 바라봅니다. 보고 싶은 얼굴 만나지 못한 머언 시간을 외돌아 봄꽃피는 언덕을 향해 젖은 눈 비비며 서있습니다 누군가 후벼 판 가슴을 다둑이느라 허망한 생..
오월정신으로 본 4·29 재보선 오월정신으로 본 4·29 재보선 박준수 경영사업본부장·이사 ‘광주’에서 새로운 길을 찾자 ‘광주’는 광장에서 꽃을 피운다 입력날짜 : 2015. 05.04. 20:28 세월호의 슬픔과 4·29 재보선의 격랑이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오월이 성큼 와버렸다. 그 사이 산하는 난만한 꽃들이 지고 연초록 ..
선진성에서 쓰는 편지 선진성에서 쓰는 편지 벚꽃이 또 피었구려 겨울이 퇴각한 쓸쓸한 뒤뜰에 천수각 무너진 폐허에 묵은 세월을 달려 여기에 왔구려 허허, 어쩌나 오늘밤 비바람 불면 천하를 밝히던 등불도 한갖 꿈처럼 스러지고 말 것인데 무심도 하지 분분히 떠난 후 누가 기별이나 알까 세상 유람하는 일..
집배원에게 길을 묻다 집배원에게 길을 묻다 知天命에 이른 나이, 길위에 그림자가 낙엽처럼 떨어져 있다 수만리 길을 걸어왔건만 수천개 갈림길을 용캐도 헤쳐왔건만 더 이상 길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나온 길이 있을 뿐 가을날 낙엽의 길을 묻는 이가 없듯이 세상의 길을 홀로 걸어왔을 뿐이다 가난한 날 ..
장학사와 배 나의 유년시절 장학사와 배 아마도 내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초 무렵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학교에 장학사 선생님이 오신다고 학교가 떠들썩하였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과일 전시회를 한다며 집이 과수원하는 학생은 손을 들라고 하셨다. 우리집이 감나무 과수..
4·29 재보선과 민초들의 자화상 4·29 재보선과 민초들의 자화상 박준수 경영사업본부장·이사 흔들리는 텃밭, 민심은 어디로… 민초들에게 봄은 언제 오는가 입력날짜 : 2015. 04.06. 20:07 4월 남녘 대지에 봄이 웅숭깊다. 어제 내린 봄비가 만개한 벚꽃을 낙화유수로 한풀 꺾어 놓았지만 물오른 남도의 산하에는 꽃이 지천..
스페인 연가 7 스페인 연가 7 -알함브라 누군가의 마법에 홀려 나 여기에 왔네 신비의 붉은성, 알함브라 왕들은 떠나고 허물어지고 낡은 고궁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황홀함은 어디서 오는가 메수아르의 방 회벽에 새겨진 알라의 예언 종유석의 에메랄드빛 찬연한 천정조각들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