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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봄이 오는 길목 입춘(2월4일)이 지나고도 강추위가 수그러들지 않더니 오늘은 봄기운이 완연하다. 아내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금당산에 오르기로 했다. 새장같은 아파트에 갇혀 있다 밖으로 나오니 찬바람이 오싹 파고든다. 아파트 단지는 거대한 성처럼 그늘이 짙게 드리워 겨..
겨울 광야의 노래 겨울 광야의 노래 싹뚝 벼 밑둥치 잘려나간 장성 삼계 들에 봉두난발 全琫準의 흰 머리칼 휘날린다 저승으로 떠나간 봉준의 원혼이 잿빛 겨울 하늘 당산나무 아래 흐느끼듯 떠돈다 그대가 만든 죽창은 죽지 않고 생촌리 마을 뒷산에 숨어 푸른 숨결을 뿜어내는데 그대 달려갔던 ..
아들과 금당산에 오르다 뒷동산에 올라 막내 아들과 함께 모처럼 금당산에 올랐다. 겨우내 추운 날씨 때문에 방안에 웅크리고 있었더니 체중이 불고 기분도 가라앉아 산에 오르기로 맘먹었다. 아파트 밖으로 나오니 바람끝이 매섭다. 그래도 날씨가 화창해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이다. 산입구에 이르니 구..
추억의 피아노 추억의 피아노 박준수 첫 아이를 위해 장만한 피아노가 오래도록 거실 한 구석에서 침묵하고 있다 빛바랜 서랍 안에 누워있는 촉수들 마디마디 아이들의 해맑은 노랫소리 건반을 건너간 세월의 자국들이 내 마음 한 줄을 건드리고 있다 돌아보면 그 자리에 그림자로 선 네모난 추..
임진년, 흑룡을 기다리며 임진년, 흑룡을 기다리며 박준수 편집국장 입력날짜 : 2012. 01.10. 00:00 2012년 새해도 벌써 열흘이나 흘렀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60년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라며 요란하게 떠들어댄 임진년(壬辰年)은 실상 문턱도 넘어오지 못했다. 십이지(十二支)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
임진년 새 아침 무등에 오르다 2012년 새해 아침 무등에 오르다 2012년 새해 아침을 무등산 장원봉에서 맞았다. 우리 회사는 매년 새해 첫 아침 이곳 무등산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며 한해의 안녕과 소원을 기원한다. 전 직원이 참석하는 해맞이 행사는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새벽 6시 무렵 집결해 동이 트기 전 ..
지하철 시집 <행복의 레서피> 화제 지하철시집 ‘행복의 레시피’ 눈길 각박한 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일명 ‘지하철시집’이 서점가에 잔잔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서울시가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게시하기 위해 공모한 ‘2011 시민 시 선..
겨울비 겨울비 겨울비의 투명함에 뼈속 깊이 묻어둔 울음을 듣는다 들판의 군상(群像)들이 떠나고 나뭇잎 벗은 숲길은 외로웠다 살다가 가끔은 무언가에 적셔지기 마련이지만 맨살에 와닿는 낯선 촉감은 부음(訃音)처럼 불길하다 가을의 끝자락에 덮쳐오는 외마디 비명처럼 왜 하필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