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658) 썸네일형 리스트형 연하장을 다시 읽다 연하장을 다시 읽다 지난 세밑에 몇통의 신년 연하장을 받았다. 휴대폰을 통해 간편하게 소식을 주고받는 요즘 시절에 우체국을 거쳐온 연하장을 받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새해 시작을 알리고 축하하는 글을 담아 전하는 연하장의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서양에서는 15세기 독일에서 아기예수의 그림과 신년을 축하하는 글을 동판으로 인쇄한 카드를 만들기 시작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어 18세기 말에는 명함에 그림을 넣는 풍습이 생겨났고, 19세기 후반부터 크리스마스 카드 교환이 시작되어 점차 크리스마스와 신년인사를 겸한 연하장으로 발전했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위로 동양에서는 중국 주나라때 환갑·고희·미수·백수 등을 축하하는 풍습에서 유래를 찾는다. 받는 사람의 지위가 높을수록 연하장 겉모습이 화려해 길.. 전석홍시인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 펴내 전석홍시인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 펴내 소년시절 경험한 농촌풍속을 수놓듯이 그려 '농기구열전' 시편 우리문학사에 독보적 시도 일상의 삶에서 조우하는 사연들을 정감어린 시어로 그려내고 있는 전석홍 시인이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도서출판 시와시학)을 펴냈다. 제6시집 ‘원점에 서서’를 출간한 지 2년만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문학에 심취해온 시인은 공직의 길로 접어들어 전남도백과 정부 부처 각료, 그리고 정계에서 큰 족적을 남기느라 본격적인 집필활동은 다소 늦은 편이다. 그럼에도 풍성한 감성과 시적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오롯한 문학세계를 펼쳐오고 있다. 그의 시 세계는 향토성과 인간애로 집약할 수 있다. 1~6집까지의 경향을 일별하면 대체로 향토성과 인간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품이 많은 것을 .. 배에 관한 추억(1) 배에 관한 추억(1) 1969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3학년 1반 교실에 봄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토요일이었다. 내 책상은 창가쪽에 있었고 짝꿍은 김영주(가명)라는 친구였다. 그의 집은 우리 마을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미산마을이라는 곳이었다. 우리집 과수원을 지나 쌍암호수공원 저수지 뚝길을 지나면 미산마을이 보였다. 마을 초입에 방앗간이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얼굴이 시커멓고 까까머리였는데 공부는 나보다 약간 잘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다부지고 야물어서 곧잘 발표도 잘하곤 했다. 토요일인지라 오전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책가방을 챙기느라 교실 안이 소란스러웠다. 나도 주섬주섬 책과 노트, 필통을 가방에 넣고 있었다. 그런데 영주는 무슨 일인지 움직이지 않고 부처님처럼 가만히 앉아만 있.. 눈 눈 오늘 광주에 첫눈이 소복이 쌓여 겨울 은세계를 연출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밤이 되자 눈으로 변해 도시를 온통 하얗게 덮어버렸다. 도로가 눈밭으로 변해 여기저기 교통사고가 나고, 아침 출근길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역시 눈이 내려야 겨울 정취가 느껴진다. 눈은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정화시키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첫눈이 오는 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허공에 날리는 눈송이를 타고 잠시 유년시절로 거슬러 가보자. 어린 시절 우리집은 광산군 비아면 쌍암리에 있었다. 지금은 첨단단지 개발로 예전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가늠할 수 있다. 현재의 쌍암호수공원이 당시에는 저수지였는데 우리집은 이곳에서 아주 가까웠다. 비아중학교 부.. 계간 「아시아서석문학」 겨울호 출간 계간 「아시아서석문학」 겨울호 출간 아시아서석문학상·신인상·출판상 시상도 계간 「아시아서석문학」 (발행인 김석문) 겨울호가 출간되었다. 통권 56호 이번 호에는 이성환 시인의 〈온라인 시대의 문학 교육 제언과 디카시〉라는 제하의 칼럼을 시작으로 특집Ⅰ《오늘의 문학》편에는 전 전남대 박덕은 교수의 다채로운 문학 경륜이 그의 프로필과 함께 자세히 소개되었다. 특집Ⅱ《우수 문학동인 탐방》편에는 박덕은 교수가 지도하여 배출한 「한실문예창작」 동인 15인의 작품이 수업장면 사진과 함께 나란히 소개되었다. 특집Ⅲ에는 〈박준수 시인의 발길 머무는 곳 이야기 2〉가 연재되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56회 신인문학상에는 박순구(대구)의 작품 《첫사랑의 향기》 외 2편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서석문학」.. 쪽지에 얽힌 사연 “마주보는 사람끼리 마주보고 살아요” 1989년 M일보 기자 시절이다. 나는 당시 편집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편집부는 취재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지면에 display하는 일을 한다. 기사의 제목을 뽑고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정해 지면에 배열하는 작업이다. 뉴스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디자인 감각이 있어야 한다. 편집기자들은 1개면씩을 맡아 전산오퍼레이터와 함께 편집프로그램 상에서 이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2층 편집국과 3층 전산실을 오가며 마감시간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해 추석 무렵의 일이다. 출근해서 서랍을 열어보니 흰종이 쪽지와 함께 양말 한컬레가 놓여 있었다. 호기심에 쪽지를 펼쳐보니 “마주보는 사람끼리 마주보고 살아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골 점쟁이 할머니의 예언 시골 점쟁이 할머니의 예언 나이가 60 고개에 접어드니 지나온 길이 드러난다. 그 길을 사람들은 ‘운명’이라고 말한다. 사전에는 운명을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일체를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초인간적인 힘’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앞날을 결정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내가 운명 이야기를 꺼낸 것은 33년째 언론사에 종사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볼 때, 운명의 힘에 의해 여기까지 이끌려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리고 한 점쟁이 노파의 말 한마디가 그 운명적인 행로의 길잡이 역할을 한 것 같다. 그 점쟁이 노파를 조우하게 된 일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2003년의 일이다. 당시 나는 시청에 출입하고 있었다. 매주 월요일이면 시청 기자실에서는 실국별 주간업무 브리핑.. 초원파크 초원파크 1. 발산마을 광주에는 여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달동네로 불리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서구 양3동 발산마을이다. 발산(鉢山)이라는 이름은 스님의 바리(공양그릇)를 엎어놓은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광주천을 지천에 두고 드러누운 소의 잔등처럼 완만한 언덕에는 기와집과 슬라브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오랜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이곳은 1970~8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이 집단으로 거주한 곳이기도 하다. 광주천 건너에 일제강점기에 가동을 시작한 방직공장이 있어 면방업이 활황이던 시절에 10대 여공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지리적으로 공장과 가깝거니와 방값이 저렴했다. 당시 집주인들은 세를 많이 놓기 위해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 집집마다 여공들로 북적거렸다. 90년대 들어서 방직공장..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2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