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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께끼 아이스께끼 머 언 시골 마을길을 풀풀 흙먼지 날리며 달려온 아이스께끼 자전거 빈병 두 개와 동전 몇 잎을 주고 처음 맛본 아이스께끼는 오십 평생 잊을 수 없는 첫 사랑 하얀 투명한 육질에서 흘러내리는 그의 수액은 혀 끝에 닿자마자 달콤한 유혹이 되어 나의 미각을 빼앗아 버렸지 간..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비오는 날, 하늘이 더럽혀진 인간세상을 물청소하는 날 그대는 허리 굽혀 무슨 일 하는가... 누군가는 고구마순 모종을 하고 누군가는 시를 쓰고 누군가는 주점에서 탁배기를 마시고 누군가는 공부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열심히 돈을 번다 비오는 날, 하늘이 내려다 본 인간세..
비오는 날 술집에서 비오는 날 술집에서 비오는 날 전주 막걸리집에서 너는 이미 축축하게 젖은 목소리로 바람기 짙은 은어를 담배연기와 함께 내뱉었지 가끔 열린 문틈으로 빗방울이 촉수를 뻗어 쌉쌀한 술맛을 감칠나게 핥기도 하고 돼지껍질이 타는 줄도 모르고 너의 눈빛과 나의 눈빛을 섞으며 저녁 한..
나른한 오후는 오지 않았다 나른한 오후는 오지 않았다 번잡한 일상에 나른한 오후는 생략됐다 잘못든 길처럼 앞으로 갈수록 혼미해지는 시간, 차라리 동상(銅像)이라도 되었으면..... 묵묵히 바라보는 세상은 자꾸만 흔들리고 그래서 먼지를 뒤집어 쓴다 산책길에서 돌아올 때까지 메아리치는 바람 낯선 풍경속으로..
사람은 산을 품고 산다 사람은 山을 품고 산다 사람은 평생 산 하나 품고 산다 달빛 아래 목을 늘이고 자작나무 숲을 키우고 바위를 굴리며 나무꾼 등짐을 지듯 산 하나 품고 인생을 산다 그대여, 지금 사는 것이 고단하고 팍팍하다면 비탈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여, 잠시 너럭바위에 앉아 담배연기 한 모금에 ..
화순과 나 화순과 나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 필자에게 있어 화순은 유년의 추억이 고즈넉이 숨쉬는 곳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본적지가 화순 도곡이기도 하거니와 큰 고모님댁이 화순 도곡 천암리이고, 외갓집이 화순 이양 도림이어서 초등학생 시절 방학때면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자주 찾..
대반동 바다 대반동 바다 대반동 바다는 내 청춘의 캔버스 푸른 물결 위에 내 꿈은 반짝거렸다 수평선 끝자락에 미지의 세계가 손짓하고 텅빈 자유의 공간을 마음껏 노래하는 갈매기가 가슴속으로 날아든다 항구를 출항하는 배들은 작별인사도 없이 그 도시를 떠난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숨결..
세상은 카리스마를 원한다 세상은 카리스마를 원한다 세상은 그대를 내려다 본다 한 마리 독수리처럼 약한 우두머리의 머리를 조준하고 있다 강하지 못한 자 세상에 나서지 말라 맨 앞줄은 힘센 자의 것 투계(鬪鷄)가 벼슬을 하늘높이 세우고 양 날개를 활개치며 충혈된 두눈에 레이저 광선을 쏘아올리며 적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