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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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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새벽에 묻는다 남도의 새벽에 묻는다 신축년 벽두, 남도는 지금 하얀 설국(雪國)이다. 헐벗은 대지가 눈 이불속에 포근히 잠들어 있다. 소백산맥의 줄기인 무등산, 월출산은 들짐승처럼 낮게 허리를 굽히고 잔뜩 웅크리고 있다. 그러나 갈기갈기에는 잔설이 쌓여 칼날처럼 결연한 기상을 드러내고 있다. 영산강은 은백의 영토를 헤치고 제 물길을 가느라 숨이 가쁘다. 지난 경자년 한 해 코로나로 만신창이가 된 남도의 대지는 신축년 새아침 다시 순결하게 가슴을 열었다. 정한수 떠놓고 기도하시는 늙은 어머니의 손길이 우리의 지치고 야윈 마음을 다둑인다. 한(恨)과 신명의 땅 전라도 남도의 질긴 생명력은 어디서 오는가. 한(恨)과 신명이다. 한(恨)은 억눌림이요, 신명은 떨치고 일어남이다. 수천년 극과 극의 에너지가 분출돼온 곳이 남도땅..
연하장을 다시 읽다 연하장을 다시 읽다 지난 세밑에 몇통의 신년 연하장을 받았다. 휴대폰을 통해 간편하게 소식을 주고받는 요즘 시절에 우체국을 거쳐온 연하장을 받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새해 시작을 알리고 축하하는 글을 담아 전하는 연하장의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서양에서는 15세기 독일에서 아기예수의 그림과 신년을 축하하는 글을 동판으로 인쇄한 카드를 만들기 시작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어 18세기 말에는 명함에 그림을 넣는 풍습이 생겨났고, 19세기 후반부터 크리스마스 카드 교환이 시작되어 점차 크리스마스와 신년인사를 겸한 연하장으로 발전했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위로 동양에서는 중국 주나라때 환갑·고희·미수·백수 등을 축하하는 풍습에서 유래를 찾는다. 받는 사람의 지위가 높을수록 연하장 겉모습이 화려해 길..
‘한국 섬 진흥원’ 전남 유치 기대된다 ‘한국 섬 진흥원’ 전남 유치 기대된다 전남은 해양왕국이다. 고려 성종때 전남지역을 해양도(海陽道)로 명명한 것도 바다와 밀접한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전남지역 섬은 총 2천165개(유인도 276개, 무인도 1천889개)로 전국 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해안선 길이에서도 전남 6천743km, 경남 2천513km 순으로 지자체 가운데 가장 길다. 그동안 인간 활동이 육지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섬과 바다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섬과 바다가 신대륙으로 인식될 만큼 세계 각국이 해양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따라서 육지중심의 공간인식에서 벗어나 섬과 바다를 포괄하는 새로운 공간인식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섬지역 새로운 문명 거점 부상 이러한 시점에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보고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보고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20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지난 1일 폐막식을 끝으로 4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외국작가들이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속에서 대부분의 행사가 소수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아시아의 문학지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필자는 개막식에 초대되어 대회조직위원장인 한승원 소설가를 비롯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을 가까이서 대면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또한 미국, 중국, 파키스탄, 우주벡 등에서 개막식에 온라인으로 소감을 전한 외국작가들의 생생한 표정과 음성을 들으며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지닌 중량감과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아시아가 중심이 되는 참된 문학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한 채 랜선으로 펼쳐지는..
‘골목길 박물관’을 만들자 ‘골목길 박물관’을 만들자 광주에 재개발 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광주 시내 오래된 곳이면 어김없이 기존 주택들을 허물고 아파트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광주천을 따라 거대한 고층 아파트들이 솟구치면서 무등산 조망권이 시나브로 좁아지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공사 중인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무려 50개소에 달한다. 광주의 공동주택 비율은 2019년 현재 65.2%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대의 변천으로 주택문화가 어느 새 아파트 일색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주도의 재개발은 한편으로는 무질서하고 노후화된 주택단지를 쾌적하고 현대적인 면모로 단장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생성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송두리째 소멸시켜버리는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이를 보완..
동서식품의 지속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동서식품의 지속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기업들의 한결같은 로망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지속성장일 것이다. 처음엔 불꽃처럼 일어났다가도 어느 순간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이다. 기업들 사이에서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란 말이 금언이 된 것도 그만큼 기업의 부침이 심하다는 뜻이다. 10년전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하며 승승장구했던 기업 가운데서 현재 순위에 밀려난 기업들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기업들이 매출과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아랑곳 않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커피와 차 제품으로 잘 알려진 동서식품의 경우 연 2조원 매출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1968년 창업 이래 50년 ..
코로나19 극복, 우리 모두의 노력에 달렸다 코로나19 극복, 우리 모두의 노력에 달렸다 불과 10일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자부했던 광주지역이 폭발적인 감염자 확산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 2월3일 광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5개월간 33명에 불과했던 지역 감염자가 일순간에 120명에 육박하는 초고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시각각 불어나는 확진자 수를 접하면서 ‘제2 대구사례’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온 광주지역이 갑작스레 뚫린 것은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방역당국은 광주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집단감염 진원지로 동구 금양빌딩 등 방문 판매 업체를 의심하고 있다. 금양빌딩이 매개체가 돼 방역이 취약한 종교시설과 요양원, 병원 등으로 n차 감염이 확산됐을 ..
‘남광주역 아시아문학축제’를 열자 칼럼- ‘남광주역 아시아문학축제’를 열자 경전선 시작점인 남광주역이 폐역된 지 올해로 만 20년이 되었다. 남광주역은 도심을 관통하는 선로를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2000년 8월 10일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얼마 후 역사마저 철거되었다. 현재는 광주역에서 동성고 입구에 이르는 8.1㎞ 구간에 푸른길공원이 조성되어 남광주역 부지에는 기차 카페와 쉼터가 마련돼 옛 추억을 환기시킨다. 비록 지금 역은 사라지고 없지만 부근 남광주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남도인의 애환어린 기적소리 이처럼 남광주역이 기능을 잃고 공간적 변화가 일어났어도 여전히 과거의 시간중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역이 갖는 장소성 때문이다. 장소성은 인간의 경험의 산물이며 체험적이고 문화적..